한때는 귀했지만, 지금은 일상 속 음식이 된 고급 식재료들

한때는 귀했지만, 지금은 일상 속 음식이 된 고급 식재료들
Photo by Declan Sun / Unsplash

우리가 평소 흔하게 먹는 음식 중에는 과거에는 부의 상징이거나 진귀한 고급 식재료로 여겨졌던 것들이 꽤 많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유통 구조의 변화, 대량 생산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가격이 낮아지고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죠. 오늘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세 가지 식재료—광어, 표고버섯, 계란초밥—의 변천사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1. 광어: 과거엔 귀족 생선, 지금은 흔한 횟감

광어는 오늘날 초밥집이나 횟집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생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 귀했던 이유

  • 광어는 본래 자연산이 주를 이뤘으며, 어획량이 적고 보관도 어려워 고급 횟감으로 분류되었습니다.
  • 일본에서도 광어(히라메)는 고급 초밥 네타(재료)로 인식됐고, 한국에서도 상급 생선회로 대접받았습니다.

● 왜 흔해졌나?

  • 양식 기술의 발달 덕분에 연중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졌고,
  • 대형마트와 프랜차이즈 회전초밥 체인의 보급으로 대중화되었습니다.

이제는 회 한 접시를 시키면 광어부터 기본으로 깔리는 세상. 하지만 양식과 자연산의 질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며, 제철 자연산 광어는 여전히 고급으로 취급됩니다.


2. 표고버섯: 임금님 수라상에서 반찬으로

표고버섯은 향과 식감이 뛰어나고, 예전에는 산림이 많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재배되던 귀한 식재료였습니다.

● 귀했던 이유

  • 한때는 자연 상태에서만 채취가 가능했기 때문에 수량이 적고 비쌌습니다.
  • 조선 시대에는 임금의 수라상에도 오르던 고급 식재료로, 건표고는 귀한 선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 왜 흔해졌나?

  • 원목재배 → 톱밥재배 → 자동화 재배로 이어지는 기술 변화 덕분에 연중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 가격이 안정되며 국이나 볶음요리, 피자, 컵라면 속 건더기로까지 활용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마트에서 몇 천 원이면 살 수 있는 표고버섯도,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귀한 손님 접대’ 때나 겨우 등장하던 재료였습니다.


3. 계란초밥: 가장 저렴한 초밥이된 가장 비쌌던 초밥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초밥 메뉴 중 하나인 계란초밥은 오늘날 저가 이미지가 강합니다. 하지만 원래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 귀했던 이유

  • 일본 에도 시대에는 계란이 귀한 재료였고, 부드럽고 달콤한 계란말이(다마고야끼)를 잘 만드는 기술 자체가 고급 기술로 여겨졌습니다.
  • 계란초밥은 초밥 장인의 기술력의 척도였고, 어떤 집에서는 ‘이 집 초밥이 괜찮은지’를 보기 위해 계란초밥을 먼저 먹어보는 전통도 있었습니다.

● 왜 흔해졌나?

  • 현대에는 계란이 값싸고 언제든지 대량 공급이 가능하며,
  • 회전초밥 체인 등에서 어린이 메뉴나 저가 네타로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계란초밥은 어린이용”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정통 다마고야끼를 정성스럽게 만드는 초밥집에서는 여전히 고급 기술의 결과물입니다.


마무리: 귀했던 것은 왜 흔해졌는가?

이 세 가지 식재료의 공통점은,
기술의 발전
유통의 효율화,
수요 증가와 가격 경쟁력 확보 덕분에
과거의 ‘귀한 음식’에서 오늘날의 일상 음식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그 뿌리를 알고 보면, 지금도 최상급의 광어, 수제 다마고, 자연산 표고는 여전히 고급 음식으로 대접받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음식에도 이렇게 역사와 변화의 흐름이 숨어 있습니다.
다음에 초밥집에서 계란초밥을 먹게 된다면, 그냥 어린이용이라고 넘기지 말고 한 입 더 음미해 보세요.
그 안에는 시대를 관통한 식문화의 변천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